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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일로 받아들이기 (강박, 인정욕구, 성찰)

by makegreat 2026. 3. 11.

 

"공부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저 역시 학창시절 내내 공부를 재미로 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냥 해야만 하는 것, 다들 하니까 저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떤 방송인이 "제게 공부란 일이에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공부를 즐거움이 아닌 '일'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강박과 인정욕구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공부는 즐거워야 한다는 환상

"미드로 영어 공부하면 재미있잖아"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해보려고 했고요. 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공부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 보고, 공부는 책상에 앉아서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정말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부는 그냥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이건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공부가 고통스럽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편해진다는 점입니다. 어떤 방송인은 자신이 ADHD 검사를 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검사를 받았는데, 놀랍게도 ADHD는 아니었고 그냥 강박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여기서 강박(Obsession)이란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출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그는 "인정하는 순간 진짜 편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공부가 고통스럽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억지로 재미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냥 이건 해야 하는 일이구나, 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강박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웃겨야 한다는 강박, 자리를 안 해야 한다는 강박, 칭찬받고 싶은 강박. 이런 강박들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방송인은 자신의 강박을 솔직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는 새벽 3시 37분에 깨서 "두 시간 더 자겠다"고 안도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강박을 부정적으로만 봐야 할까요?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물론 강박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하지만 적절한 수준의 강박은 오히려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읽어내야 된다, 공부해 내야 된다"는 강박이 결국 그 사람을 더 훌륭하고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그 정도 강박은 괜찮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는 9년 동안 라디오를 진행하며 500회를 앞두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이건 단순히 재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저도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걸 부정하려고만 했지, 인정하고 활용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강박이 있다면 그걸 인정하고, 그 에너지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쓰면 되는 거 아닐까요?

인정욕구와의 싸움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이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구입니다. 하지만 이 욕구에 너무 휘둘리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한 방송인은 25년 동안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정도 왔지만 아직도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고백했죠.

그는 자신이 "유리멘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안 웃겼다고 해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완전히 신경 안 쓰는 건 또 아니죠. 여기서 멘탈(Mental)이란 정신적 강인함과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의미하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심리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는 인정욕구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완전히 없애려고 하지 말고, 그냥 같이 살아가는 거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인정하되, 그것 때문에 제 길을 잃지는 않는 것. 그게 현실적인 접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그 방송인도 "소리 없는 인정"을 이야기했습니다. 9년 동안 라디오를 진행하고, 500회 동안 예능에서 살아남은 것. 이게 바로 진짜 인정 아닐까요? 눈에 보이는 칭찬이나 상이 아니라,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인정이라는 겁니다.

실패를 통한 성찰

일본어 능력시험 JLPT N3급에 떨어진 경험을 이야기한 방송인의 고백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울분과 반성이 교차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JLPT(Japanese Language Proficiency Test)란 일본어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 공인 시험으로, N1부터 N5까지 5단계로 나뉘며 N3는 중급 수준을 의미합니다.

그가 떨어진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다른 개그맨이 2년 동안 매일 2시간씩 공부하고, 술 먹고도 다시 복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나는 그렇게 했나?"라고 자문했을 때 답은 "아니다"였던 겁니다. 하는 척했고, 대충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공부를 한다고는 했지만 진짜 제대로 한 적이 있었나 돌아보면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재미있게 공부하려고만 했지, 고통스럽더라도 제대로 파고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공부의 대상을 재미있는 것으로 선택하되, 그 과정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겁니다. 재미있는 목표를 성공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공부를 인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거죠.

어학 공부가 엉덩이에 앉아 있는 시간과 비례한다는 말처럼, 결국 공부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례합니다. 요령이나 재미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그냥 일처럼 해내는 것. 이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공부를 재미있게 하려는 환상에서 벗어나니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이건 일이고, 해내야 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강박이나 인정욕구도 그냥 같이 가져가면 되는 겁니다. 중요한 건 그걸 인정하고, 제대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정직하게 돌아보고, 다음엔 정말 제대로 해보는 것. 이게 진짜 공부하는 태도 아닐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JdaRybXldM